작년에 했던 프로그램...
언젠가부터 매주 그 시간에 TV앞에 앉게 하는 것을 멀리하게 됐다.
나의 일상을 TV에 얽매이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래서 우연히 알게 되거나 소문이 크게 나거나
믿을 만한 사람이 추천해 주면
내가 보고 싶은 시간에 몰아서 본다.
프로그램 시간에 내가 맞추지 않고
내가 보고 싶은 시간에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삶을...
오버더톱은 우연히 보게 된 프로그램이었다.
최고의 피지컬 top100을 추천으로 보게 된 후
팔씨름? 이건 뭘까... 하고 보게 되었다.
1회를 보고 나서 끝까지 보게 된 프로그램^^
역시 인간은 삶 그 자체가 이야기이고 가장 재미있다...
그래서 우리는 살 가치가 있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
우리끼리 감동한다 하더라도~~
오버더톱 보면서 조금 놀랐다.
저 단순한 대결에 이렇게 감동을 받는다고???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
야구, 농구, 축구 등의 인기 스포츠는 플레이만으로 감동과 기쁨, 환희를 선사한다.
선수들의 인생을 몰라도~~~
그래서 대단한 스포츠가 된 것이다.
팔씨름.... 그냥 경기만 보면 큰 흥미를 가지기 어려우니
여지껏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버더톱이라는 프로그램은 팔씨름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팔씨름은 그저 하나의 도구일 뿐....
출전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
각자의 사연들이 다 있는 선수들...
그들의 삶이 주는 감동이 그대로 전해졌다.
그래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리고
누가 제일 팔씨름이 강한지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도 있었다.
남자라면 팔씨름 안 해본 사람이 어디있을까?
학교, 좁은 교실...
그리고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책상...
최고의 팔씨름 무대....
팔씨름을 누구보다 잘하던 친구들 때문에....
나는 로망만 품고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팔씨름이 강한 사람이라...
마동석처럼 덩치가 크고 팔뚝이 두꺼운 사람이 절대강자일까?
아니면 헬스선수들처럼 근육 하나하나가 최대한 살아숨쉬는 사람이 최고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타고난 통뼈, 말근육의 소유자?
무척 궁금했다.
팔씨름 좀 한다는 사람들을 섭외했겠지?
전문 팔씨름 선수가 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대표선수가 있었구나.....
스포츠뉴스에서는 세계대회가 있고 한국 선수가 출전했으면 자주 소개해주지...
평생 스포츠뉴스는 거의 빠짐 없이 보는데~~~
뭐 어쨌든 팔힘이 제법 강한 사람들 100명을 모아서
토너먼트로 최강자를 가려보는 프로그램....
시현욱: 동급 최강의 선수가 아닐까?
원래 팔씨름은 무제한인가? 체급을 나누기에는 선수층이 너무 얇나?
시현욱 선수 정말 타고난 팔씨름 왕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육상선수 생활하다가 부상으로 ....
자신의 아픔과 절망, 그리고 샘솟는 운동본능을 팔씨름에 쏟아 부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성적도 예상보다 훨씬 높은 곳까지 진출했다.
8강....이게 말이 되는가?
경량급이....
운동선수들이라면 부상이라는 복병에 대한 염려와 걱정이 다 있을 것이다.
인생을 걸고 그 길만을 달려가다가 갑작스러운 부상을 당했을 때의 좌절감이란....
추측만 해 볼 뿐이지만 정말 힘들지 않겠는가....
체급이 나누어져 있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낼 선수일 것 같았고
앞으로의 삶도 응원해 본다.
오동엽: 거의 인간 기중기?
3대 900? 정말 타고난 힘쟁이.
하지만 팔씨름은 생각보다 전문적인 분야였고
세밀한 기술들이 접목되어 힘으로만 하는 스포츠가 아니었다.
게다가 수 년 간 팔씨름만을 위해 훈련한 사람들과의 대결에서는....
그래도 정말 멋지게 싸웠다.
기술이 큰 몫을 차지하지만 역시 힘을 기반으로 한 스포츠라서...
아쉽게 현승민에게 져서 4강은 못갔지만 대단했다.
그리고 이번을 계기로 팔씨름에 흥미를 느꼈고 앞으로 훈련을 해보겠다고 하니....
어디서 들리든 다음 소식을 듣게 될 것 같은 선수~~~
정다운: 악바리가 무엇인지 보여준 선수.
격투기 선수의 도전...
워낙 격투기로 유명한 선수여서 마음은 응원하지만
전혀 다른 스포츠에서 전공선수들을 상대한다는 것은....
그래도 충분히 섭외받은 이유를 증명했으며
멋진 승부사기질을 보여주었다.
2판 내지 3판의 짧은 경기지만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소모하게 되는 팔씨름 경기...
정다운 선수의 간절함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이기고 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인간 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는 존재하게 된 이상....
자신의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다.
누가 만든 시스템인지... 누가 그렇게 하라고 DNA에 심어놓았는지 알 수 없지만....
바로 그 모습을 정다운 선수를 통해 보게 되었다.
일반1부에서는 단연 김도훈 선수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평범한 삶을 살던 그가 팔씨름을 만나게 되었고
그의 인생에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해 준 스포츠...
누구나 자신이 잘하는 것을 사랑하게 되고 그 일에 빠진다.
김도훈 선수에게는 팔씨름이 그런 것이었다.
그러니 열심히 할 수밖에 없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으로서 4강에 진출했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팔씨름에
진심이었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얼마나 노력했을지가 느껴졌다.
가족을 위해,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로 남기 위해...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고 한계를 경험했지만
그가 경험한 한계는 그가 갈 수 있는 최고의 높이였기에...
결코 졌다고 말할 수 없는 한계였다.
결국 인간은 연약하고 부족한 존재이기에 제아무리 발버둥쳐봐도....
아주 잠시 미세먼지보다 작은 행성에 머물다 사라지는 존재 아닌가...
노화는 인간이 거스를 수 없는 확고한 우주의 시스템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자라나는 세대의 거센 도전도 있을 것이고
다음 경기가 있다면 그 경기를 위해 모든 사람들이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기에...
어쩌면 김도훈 선수는 4강이 그의 인생에 있어 최고의 순간이었을 수도 있다.
마음껏 기뻐하고 행복해 하길...바란다.
물론 더 강해져서 결승에 진출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합리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그리고 충분히 가족들에게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이 단어로도 부족하다,,, 넘치게.... 보여주셨다.
이미 경이로운 수준을 보여주셨다.
황성민, 이진우 선수도 강자에게 졌지만
그들이 얼마나 팔씨름에 진심이었는지...^^
김경호: 힘센 한의사?
4강까지 올라갈 김도훈 선수에게 아쉽게 졌던 선수.
그런데 압도적으로 진 것이 아니었기에..
그가 얼마나 강한지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김도훈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니....
김경호가 4강에 올랐어도 이상하지 않았으리라...
하지만 회복능력이나 여러 지구력에서 좀 어려웠으려나...
나이를 감안한다면 훨씬 강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리고 끝까지 코치로, 응원객으로 남아서 프로그램을 빛내주었다.
팔씨름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한의사~~^^
다시 한 번 써 본다.
팔씨름이 이렇게 감동을 준다고????
길구...
예전에 예능에 나와서 했던 말이 기억났다.
어디서도 팔씨름을 져본 적 없다고...
그래서일까 섭외가 되었네...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나는 눈여겨 보았었다.
^^
김재원.
타고난 힘꾼인가?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지는 않았을텐데....
그저 배우, 모델들이 운동은 늘 하는 정도로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장난아니게 강력한 팔힘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거기까지...
진정한 팔씨름 강자는 넘사벽이었다.
문세윤.
김종국을 이겨서 강한 인상을 주었는데...
그도 전문적인 팔씨름 강자들 앞에서는...
그래도 훈련을 하는 삶을 살지 않았기에....
오버더톱 2탄이 나온다면...
약간 타고난 힘꾼들이 훈련을 더해 출전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타고난 사람이 노력마저 한다면
노력만으로는 타고난 사람을 결국 이기지 못하지 않을까?
몸이 너무 좋아서 기대되었던 하제용.
스스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센 사람일고~~~^^
그 힘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다.
오동엽선수가 가장 힘센 사람이 아닐까?
뭐 어쨌든 하제용선수가 어디까지 올라갈까 궁금했는데....
근육이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니었다.
순간적인 힘을 강할 수 있지만 지구력이 약하고
무리가 금방 오는 부작용이.....
남우택 선수와 정말 명경기를 보여주었고
지기는 했지만 남우택 선수의 팔을 못쓰게 만들정도로 데미지를 입혀서....
자신이 8강에 합류했다.
그러나 지현민은 전혀 다른 파워를 가진 상대...
스포츠는 역시 인간을 겸손하게 만드는 것 같다.
쇼맨쉽으로 강하게 말하고 승리를 자신하지만
결국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해야 하는 스포츠...
하제용 선수의 근육은 팔씨름 1위를 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남우택 : 마장동 임꺽정...일근육?
고기를 들고 이동시키고 운반해야 하는 삶에 터전에서 우러나오는 힘...
나도 술짝이라고 하는 것을 짊어지고 날라주는 일을 2년 간 했었다.
먹고 살기 위해 무엇이든 했어야 했던 나의 젊은 시절....
맥주는 4짝, 소주는 5짝을 등에 지고....
지하 슈퍼에 옮겨주고 원하는 창고에 쌓아주는 일...
5톤 트럭 한 차 가득 싣고 나가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손가락 힘이 빠져서 놓치면 와장창 깨지니
엄청나게 힘이 더 들어간다.
그래서 일끝나면 헬스장을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갔었던 것 같다.
남우택씨를 보면서 나의 인생도 돌아보게 되었고....
많이 응원했었다.
그리고 마지막 힘을 쓰며 소리치는 장면은 인상깊게 남아 있다.
죽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감히 선택할 수 없고...
배고픔과 가난은 받아들이고 살 수 없기에 벗어나야 했다.
온몸으로 인생의 무게를 견뎌야 했다.
그 설움을 남우택씨를 통해 회상하게 되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싶다.
홍지승 역시 키가 크지 않은데 거구들을 상대로 정말 잘 싸운 사람.
그리고 오랫동안 팔씨름을 해왔는지 인지도가 상당히 높았다.
그리고 말을 참 착하게 한다?
좋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민경 선수가 우승한 후 팔씨름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행복했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가보다.
운동은 정직하다.
그렇기에 운동하는 사람들은 괜찮은 사람일 확률이 높긴 하다.
유투버로 활동한다는데... 좋은 영향 많이 주는 분이 되길 응원한다.
마지막으로 학생부.
사실상의 주인공들~~~
그리고 가장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 친구들~
팔씨름을 잘 몰랐기에...
학생부가 제일 잘하는지도 모르고
얕보았다.
구색맞추기식 섭외로 판단했었던 것이다.
그런데 경기가 진행되면서 완전히 다른 결과를 선보였고...
겉모습, 몸무게와 상관없이 막강한 실력을 보여준 학생부....
여기서 1,2,3위가 나오다니....
믿을 수 없는 결과였다.
김민서, 김정태...
조금 겸손하지 못한 모습도 있었지만
방송에 그렇게 비춰진 것인지...
어쨌든 겸손을 조금 배우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김정태 학생은 정말 저 체격에 저런 힘이??
정말 놀라웠다.
팔도 그리 두껍지 않았는데...말이다.
이현준 학생도 보여지는 근육은 평범했는데
힘은 정말 대단했다.
아니 놀라웠다.
3위의 놀라운 성적을 올린 현승민.
팔씨름을 2년간 쉬었음에도....
괴력을 뿜어낸 엄청난 파워를 보여주었다.
외형으로는 단연 1위 후보였는데...
타고난 통뼈와 경기감각, 수싸움에서는 1위를 하기에는 아직 역부족.
그래도 대단한 기록을 세워 상금까지 받게 되었다.
지현민 학생...
괴물인가 싶었던 학생 선수...
생긴 것도 너무 차분하게 생겼고
말도 교만하지 않게 잘 말하고...
1위에 대한 확신의 발언은 자신을 믿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지
결코 거만함이 아니었다.
오히려 객기와 호기를 부리며 느스레를 떨었던 수많은 선수들을
조용히 고개숙이게 해 주었다.
그것도 압도적인 힘과 기량으로....
정말 한국 최고의 팔씨름 선수였다.
차원이 다른 선수....
그러나 마지막 주민경 선수에게 져서 마음이 많이 아팠겠지만...
그는 분명 차원이 다른 실력을 보여주었다.
끝으로 주민경 선수.
참 말도 예쁘게 잘 하고 아주 현실적인 판단에 의한 대사들이...
공감되었다.
나조차 1위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았는데...
철옹성과 같던 지현민을 상대로...
그것도 지금껏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상대를....
5년 간 그를 이기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지만...
안 되는 것이 있는 법인데...
너무나 멋지게 준비한 작전으로 3:0 완승을 이끌어내다니....
그의 놀라운 반전에 모두가 말문이 막혔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훈련과 노력을 했을까...
그 노력의 결실을 이번 대회를 통해 이루다니....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싶었다.
이번 오버더톱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진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출연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보였고
그들의 정직한 땀방울과 열정....
투혼...
그리고 따뜻한 마음은
우리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멋진 장면들이 가슴속에 그대로 담겨있다.
나도 저렇게 무언가에 최선을 다한 적이 있을까?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는 비인기 종목이라 설움도 많았다는
주민경선수의 고백...
나는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아도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본 적이 있던가....
정직과 성실로 맞서본 적이 있던가....
나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던 프로그램이었다.
2번째 이야기가 꼭 나오길 바라고 기대한다.
매년 했으면 좋겠다.
새로운 사람과 성장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우리의 삶처럼 말이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용기를 얻고 힘을 내게 되는 계기가 되어주는 프로그램이 되길...
소망한다.
모든 참가 선수들, 그리고 제작진...
또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나에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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