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카타르월드컵의 마지막 경기.
월드컵의 우승트로피를 걸고 마지막 승부를 펼칠 팀은 우승에 목이 말라 비장하기까지한 아르헨티나, 그리고 2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현시대 최강 프랑스.
거기에 월드컵 우승 타이틀만 없는 메시, 그런 그의 마지막 월드컵...
월드컵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프랑스의 음바페...
누구도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이 성사되었고 어느 월드컵보다 기대를 받고 있는 결승전이 되었다.
36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간절함과 메시를 우승시키자는 결의로 프랑스를 상대하는 아르헨티나의 선수들의 눈빛이 더욱 비장했다. 각국의 국가가 울려퍼질 때 프랑스선수들은 여유와 미소가, 아르헨티나의 선수들은 결전을 앞둔 전사들 같았다.
더 간절한 팀이 승리하는데...
경기가 시작되자 아르헨티나의 조직력이 프랑스를 압도하는 것 같았다. 월드컵이 진행되면서 더욱 더 조직력이 탄탄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아르헨티나는 계속 진화하는 것 같았다. 이번 대회에서 항상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잉글랜드전은 빼고) 승리한 프랑스로서는 조금 어리둥절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티키타카는 프랑스 수비진을 흔들었고 패스가 날카롭고 유기적으로 흘렀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변수 디 마리아의 선발출전, 메시와 함께 대표팀에서 활약해 왔지만 늘 5%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디 마리아가 전격 기용되었다. 그의 선발출전이 경기에 어떤 영향을 줄지 ... 의문이었다. 아니나다를까 사이드에서 메시를 겨냥한 패스가 뒤로 흘러 디 마리아에게로 갔고 좋은 찬스가 열렸다. 그러나 디 마리아는 하늘로 차고 만다. 아... 아무리 자신의 주발이 아닌 오른발이라 하더라도 세계적 선수가 아니던가....디 마리아는 정녕 도움이 안 되는 선수란 말인가?
본인도 그 찬스를 놓친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23분에 골문쪽으로 돌파를 시도하였고 뒤에서 따라오던 선수와 발이 엉켜 넘어졌다. 패널티킥을 불어도 이해되고 안 불더라도 논란은 있을 수 있었겠지만 심하거나 고의성이 보인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심판은 메시 팬이었을까? 쉬지도 않고 바로 패널티킥 선언을 했다. 사실 이 휘슬은 오늘 경기가 어떻게 끝날 것인가를 미리 보여주는 것 같았다. 축구는 실력 + 경기 운이 승부를 결정짓는 엄청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번 월드컵때도 보았지 않는가? 어디 실력으로만 승리를 장담할 수 있었던가?
행운과 찬스는 아르헨티나에게로 향했고 메시는 그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고 반대편으로 약올리듯 툭 차는 메시만의 패널티킥... 결승전에서 저렇게 여유있게 패널티킥을 차다니... 말이 안 나왔다. 메시는 패널티킥만 잘 찬 것이 아니었다. 노룩패스부터 좌측, 우측으로 찔러주는 패스들은 아르헨티나가 유리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정말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자신의 실력을 모두 쏟아내는 것 같았다. 아쉽게도 최고의 무대로서는 마지막이 맞지만...
전 세계 축구팬들이 그의 플레이를 열광하면서 봤을 것이다. 그리고 36분 디 마리아가 이번에는 자신의 출전이 현명한 선택이었음을 확인시켜주는 골을 터뜨렸다. 이번에는 왼발, 자신의 주발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열광했다. 관중도 대부분 아르헨티나 사람들이었다. 축구광팬들이 어느 나라에서 하든 몰려가 홈구장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그건 몰랐었네... 축구를 위해 살고 축구 때문에 사는 사람들... 남미의 축구 사랑은 정말 세계 최강이다. 좋아서 하는 사람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이길 수 없다고 했던가? 그래서 브라질, 아르헨티나가 세계를 호령하는가?
전반이 끝나고 아르헨티나의 승리는 거의 확정적인 것처럼 느껴졌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으리라. 물론 프랑스 사람들은 후반 초반 빠르게 1점을 추격하면....하면서 포기하지 않았겠지만. 하지만 오늘 아르헨티나의 선수들은 이겨야겠다는 의지만 앞선 것이 아니라 조직력과 집중력에서 프랑스를 압도했다. 2:0도 불만인 것처럼 계속 몰아붙였다. 프랑스로서는 한 골 더 허용하지 않고 버틴 것이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밀렸다. 음바페가 경기시작 후 70분 만에 첫 슈팅을 날렸다는 것만 봐도 어느 정도로 아르헨티나가 경기를 잘 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던 중 프랑스도 기회를 잡았다. 패널티지역을 돌파하는 프랑스공격수를 손으로 잡아 패널티킥을 허용했다. 찬스 때 득점하지 못하면 반드시 위기가 온다고 했는데.... 음바페가 차게 되었는데 자칫 막힐 뻔 했지만 들어갔다. 이게 막혔다면... 프랑스는 기세가 올랐고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음바페의 동점골이 터졌다. 아르헨티나가 실점 후 약간 우왕좌왕하는 사이 벌어진 일이다. 운동을 해 본 사람은 아마 이런 분위기가 무엇인지 잘 알 것이다. 정말 어이없게, 힘빠지게 허용하는 저 상황을 그저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는....
한 번 기회를 잡은 프랑스는 승리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기세를 올리는 것이다. 인간이란 참 신기하다. 찬스가 오면 없던 힘도 나온다. 그리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팀이 되어 상대를 압도한다. 똑같은 선수가 뛰는 경기인데 전혀 다른 플레이가 나오다니... 양팀은 아쉬운 찬스들을 놓치며 연장전으로 향한다.
프랑스로서는 기사회생했다. 네덜란드를 보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네덜란드가 극적으로 연장전을 이끌어냈지만 결국 승부차기에서 졌었는데.... 이번에는 어떨지...
연장전에서도 이날 경기를 지배했던 아르헨티나의 공세가 더욱 강하게 이어졌고 위협적인 공격이 나왔다. 연장 후반전 공세를 이어가던 아르헨티나는 결국 메시의 골이 인정되면서 3:2로 앞섰다. 결국 아르헨티나가 이기는가 싶었는데... 후반 12분 프랑스는 행운의 PK를 얻었다. 수비수의 고의적 핸드링이 아니었는데... 음바페가 다시 골문 앞에 섰다. 헤트트릭... 월드컵 역사상 결승전 헤트트릭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3:3 동점...... 프랑스는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보였고 이후 결정적인 찬스로 연장전에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는데... 아르헨티나의 골키퍼 선방과 운이 조금 따라주지 않았다. 이쯤 되면 어느 팀이 우승해도 상관없는 경기가 되었다.
정말 환상적인 경기였으며 이런 경기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싶다.
승부차기.
음바페와 메시가 선두주자로 나섰다. 음바페는 오늘만 페널티킥을 3번 차는데 모두 성공. 대단하다. 메시는 하마터면 막힐 뻔 했다. 속인 줄 알고 살살찼는데 골키퍼가 방향을 읽었다. 그러나 운이 아르헨티나로 흘러가려고? 가까스로 스윽 골인했따. 이후 프랑스는 골키퍼 싸움에서 졌다. 아르헨티나 골키퍼가 한 골을 막으니 다음 프랑스 선수는 더 부담을 가져 아예 골대 밖으로 실축하고 만다.
결국 메시는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 드라마를 쓰려고 이렇게 돌아왔던가? 두 팀 모두 최고의 경기를 보여준 것에 박수를 보내며 이번 월드컵은 수많은 이야기를 낳고 기억저편으로 흘러갈 것이다. 나 역시 월드컵 일정동안 계속 글을 남기며 정리를 한 첫 월드컵이었기에 더욱 생생하게 기억하게 될 것 같다.
4년 후에도 이렇게 정리를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한 경기, 한 경기를 관람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한 번 정리를 하니 더욱 의미있었고 이번 월드컵은 더 특별하게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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