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는 사람
자신이 산을 오른다고 해서
뭐 그리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고...
뭔가 특별하고 남다른 고귀함을 가진 것처럼
여기는 것은 삼가하겠다.
미술을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것처럼...
그냥 산을 좋아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다만,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1m도 되지 않는 한 걸음을 수천 번이나 내딛고
자신의 한계와 싸워 본 사람이기에
조금은 정직할 수 있으며
인내심이 무엇인지 알 수 있으며
자연 앞에 겸손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을 수 있다.
분단국가의 아픔 때문에
가장 높은 백두산을 자유롭게 오르지 못하지만
다행히도 제주도에 한라산이 있다.
한국의 3대 영산 중 하나인 한라산은 해발 1950m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천연기념물 182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2만 5천년 전까지 화산분화 활동을 하였으며 주변에 360개나 되는 오름이 분포되어 있다.
한라산은 총 7개의 등산로, 탐방로가 있으며
대피소도 7곳, 야영장 1곳이 있다.
그리고 백록담의 분화구면적은 210,230 세제곱미터이고
담수면적은 11,460 세제곱미터이다.
탐방로를 알아보자.
1. 어리목탐방로(부담없는 코스)-백록담으로는 가지 않는 코
편도로 3시간 정도이니 왕복 6시간 정도 생각하면 되는 코스이다.
돈내코와 영실탐방로로 하산 할 수 있다. 경사가 가파른 사제비동산 구간은 다소 체력이 요구되기는 하지만
만세동산에서 윗세오름 대피소를 지나 남벽분기점 까지는 완만한 평탄지형으로서
백록담 남쪽 화구벽과 한라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2. 영실탐방로(부담없는 코스) - 백록담 가지 않음
편도 3시간 15분 정도. 그러나 영실휴게소까지 12인승 이하의 차량은 가며
그곳에서는 2시간 30분 정도만 소요된다.
다녀오기 쉬운 코스.
그러나 백록담은 못 본다.
영실탐방로는 영주십경 중 하나로 영실기암이 사시사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탐방객들을 맞이하고 있고
산림청에서 지정한 아름다운 소나무 숲, 아고산식물의 천국인 선작지왓 등이 위치하고 있으며
한라산 노루를 가장 근접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고라니인가 싶었다.
자전거 가끔 타는데 도시를 벗어나면 고라니를 자주 본다.
깜짝 놀라기도 하고....
심지어 같이 달린 적도 있다~~^^
한라산에서 고라니를 만나나 싶었는데....
관리사무소 분이 노루라고~~~
뭐가 다른지....
저 위에 백록담이?
백록담 아닌 코스를 갈 때면 백록담이 어찌나 궁금하던지....
특히 날씨 좋은 날~~
처음 백록담 갔을 때 아무것도 못보고 내려옴...^^
구름이....
너무 아쉽고...인증샷은 남기고 싶어서
백록담 안내표지판과 사진을 찍는데...
바람은 불지...구름의 물기는 사진기와 옷, 손을 적시지...
와... 정말...생각만해도...
하루 종일 걸었는데^^
물론 지금 돌아보면 이런 추억이 얼마나 소중한가?
한 번에 무언가를 이루는 것보다 확실히 좋은 것 같다.
우리네 인생이 그런가?
3. 성판악 탐방로-백록담 정상까지 가는 코스
예약 꼭 하세요~
한 달 전에 오픈 됩니다.(매월 1일 오전 9시 1인 4매... 재빠르게 클릭)
성판악 하루 1000명만 등산 가능.
탐방로에서 가장 긴 9.6km다.
왕복 거의 20km를 걸어야 하기에 쉽지 않은 코스.
하지만 한라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
대부분 숲길이라 삼림욕 즐기기 좋은 코스^^
정말 울창하죠?
저는 이런 숲길이 정말 좋더라구요~~~
정상 가까이 갈수록 지대에 따라 변하는 식물들
보는 재미도 쏠쏠....
올라갈수록 나무가지만 앙상하게~~~~
올라갈 때는 언제 도착하나....언제 내려가나 싶은데...
어느 새 도착해 있고 어느 새 내려와 있고....
우리 삶도...
언제 어른 되나 싶었는데 금새 어른이고
결혼하고
이제는 시간이 멈춰주길 ....
힘들어도 계속 걸어갈테니.... 시간이 더디가길 바라네요.
행복한 인생도 너무 슬픈 게 아닌가.....
어떻게 이별하라고 이렇게 사랑하고 살며
이렇게 행복한 순간들이 많은 것인지....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러운 순간들 마저 시간이 지나면
너무나 행복한 추억으로 변하고...
이건 반칙입니다.
처음에 야심차게 올랐을 때 못 봤던 백록담...ㅋㅋㅋ
그런데 그때가 좋았다...
왜냐면 그 땐 아무것도 안 보여서 멋진 백록담을 상상했었는데....
백두산 천지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고 가세요~~~~~
그리고 꼭 한 번 가보기를 추천한다.
출발하고 나서 정말 울창한 숲 속을 경험해서 등산을 한다는 부담감을 잊으며...
물론 오르고 또 오르는 등산의 힘든 순간이 밀려오지만
어느 정도 산을 타 보신 분이라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요즘 뭐든 혼자 하는 사람들, 혼자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힘든 일은 함께 해야 좋은 것 같다.
함께 하면 혼자 하기 어려운 일들을 잘 해내는 경우가 많으니~~
이 코스는 꼭 여러 명이 함께 가길~
4. 관음사탐방로 (백록담 코스)
이 코스도 반드시 예약.
하루 500명으로 빠르게 클릭.
백록담을 처음 도전하실 분?
이 코스는 한라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코스로 강추한다.
제주도 동굴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구린 동굴도 볼 수 있으며 삼각봉, 왕관바위 등
아름다운 경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설레는 마음과 하루만에 내려와야 한다는 부담감에...
새벽같이 도착~~~^^
출발할 때에는 눈이 많이 쌓여있지 않았는데.....
겨울 산행 때에는 아이젠 챙겨가시길~~^^
걷고... 또 걷는....산행...
일본 단체 관광객을 중간 정도에서 만났었는데...
수다가 장난이 아니었던 기억이...^^
그리고 나이가 제법 있는 분들(5~60대 아주머니)이었는데
겨울임에도 끝까지 올라가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랐었다.
허긴 우리도 해외 여행 가면 또 언제 올까 하고 왠만한 건 다 하니....
이래서 백두산,,,, 백두산 하는 건가?
천지에 비하면 백록담은....
얇은 접시에 물이 있다 없다 하는 뭐 그런 수준인가...
어쨌든 남한에는 이런 분화구를 연출한 높은 산이 여기 뿐이
아이들이 좀 크면 꼭 함께 올라볼 코스~
기다려라 얘들아~~^^
아빠가 건강 잘 지키고 있을께.
아.... 그런데...
쉽지 않은 저 길을 몇 살까지 오를 수 있으려나....
인생 정말 짧다.....
한라산을 앞으로 몇 번이나 오를지...
등산만 하는 사람이면 몰라도...
참 할 것도 많고 갈 곳도 많은데...
몇 번이나 이미 가본 한라산을 또 몇 번이나 더 가겠나...
이제 아이들 제법 크면 한 두 번 더 가려나....
5. 돈내코 탐방로 (백록담 안 가는 코스)
탐방안내소에서 평궤대피소(해발1,450m)까지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되며
평궤대피소(해발1,450m)에서 남벽분기점(해발1,600m)까지는 거의 평탄지형으로
한라산백록담 화구벽의 웅장한 자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돈내코탐방로는 동백나무, 사스레피나무 등 상록활엽수림과 단풍나무 서어나무 등 낙엽활엽수림,
그리고 구상나무, 시로미 등 한대수림이 수직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따른 식물의 변화상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평궤대피소에서 남벽분기점 일대는 한라산 백록담 현무암이 넓게 분포하고 있으며 소규모의 용암동굴과 새끼줄구조가 관찰되며 한라산백록담조면암의 라바돔을 가장 멋있게 조망할 수 있다.
탐방객이 뜸한 곳이지만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
6. 어승생악탐방로 (백록담 안 가는 코스)
사실 여기를 등산로라고 말해도 되나 싶다.
가볍게 산책하는 정도?
해발 1,169m 어승생악 정상에는 1945년 당시 만들어진 일제군사시설인 토치카가 남아있으며,
내부는 아직도 견고하여 5~6명이 설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참호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어승생악 허리의 지하요새와 통하게 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함몰되어 막혀있다.
참호와 지하요새를 경험해 보면 좋을텐데...
이런 장소를 관광장소로 만들면...
교육에도 도움이 되고 관광객도 더 많이 오게 하는 효과를...
특히 아픔의 역사는 더욱 제대로 경험하고 배워야 잊지 않을 것이다.
7. 석굴암탐방로(백록담 가지 않음)
이 코스도 한라산 등산로, 탐방로라고 할 수 있나 싶은 곳~
하지만 골짜기와 산세가 뛰어나며 울창한 숲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다.
그러나 탁 트인 장관... 등산을 했을 때 보상으로 오는 뭐 그런 멋진 그림은
기대하지 말고~~
휴양림 다녀오는 그런 느낌의 코스?
제주도 하면 그래도 한라산 아닌가???
요즘 구경할 거리들이 많이 생겨서....
사람이 만든 구경거리도 좋지만
진정한 제주도의 모습, 2만년 전의 모습을 품고 있는 한라산은
필히 구경해 보시길 바랍니다.
코스도 다양하니...
자신의 취향과 체력에 맞게~~~
그리고
백록담 가는 코스 나이들면 쉽지 않을 수 있으니
젊을 때.... 계절별로 많이 가 보시길...
제주도 살지 않는 이상 정말 쉽진 않지 않나요?
일상도 바쁘고... 챙길 것도 많은 인생...중....
몇 번 찾아오지 않는 휴가....
연휴,,,,
그때 제주도를 올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을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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