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원인에 이르는 실마리를 놓치거나 사고의 흐름을 더 이상 확장시켜 나가지 못할 때 "신(GOD)"에 의지한다. 그리고는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판단하고 회피한다. 인간의 무지함을 신으로 대치하는 것, 이것이 어쩌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간의 호기심과 용기는 인간의 무지함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 신으로 대처한 후 휴식을 취할 생각도 없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우주의 껍질도 벗길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칼 세이건은 어린 시절부터 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하늘에 떠 있는 셀 수 없는 별들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 했습니다. 칼 세이건은 그때부터 별과 행성들에 대해 공부해 보고 싶어 했으며 커서 우주를 연구하는 꿈을 꾸게 되었고 다행히도 부모님과 선생님의 격려를 받으며 그 꿈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우주를 실제로 탐험할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난 것에 감사했습니다. 너무 일찍 태어나 별과 우주에 관심이 있었다면 그 열정이 아무리 강해도 상상만 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역시 미래에는 우주에 대해 얼마나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될 지 모르겠지만 지금 밝혀진 것들을 알게 된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언젠가 우리보다 과학문명이 발달한 외계문명과 소통을 하게 된다면 그 시기가 좀 일찍 다가와서 내가 직접 경험해 보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내가 직접 만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들의 이야기를 방송을 통해서라도 듣고 우리의 질문에 어떤 답을 하는지 듣고 싶습니다.
밤하늘을 수놓는 저 별은 무엇인가? 인류는 도대체 이 질문을 얼마나 오랫동안 하며 살아왔을까요? 칼 세이건은 우리를 지금의 우리만큼 영리했고 호기심도 많았던 이들이 불을 처음 발견했을 때 정도의 시기로 안내합니다. 그들은 열매와 뿌리를 먹고 살며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을 목숨을 걸고 테스트하며 살았습니다. 사냥을 나가면 동물들의 습성을 파악해야 잡을 수 있었고 그들의 공격에 목숨이 위협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살기 위해 이 일들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인류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영리한 머리를 사용하여 온갖 도구를 만들어 냅니다.
먹고 사는 문제의 해결만으로도 쉽지 않은데 원인을 알 수 없는 자연재해가 공포로 몰아넣습니다. 천둥번개가 마구 치고 폭풍우가 그칠 줄 모르고 쏟아집니다. 이런 날의 하늘은 정말 공포의 대상이었을 것입니다. 납작 엎드려 경외심을 표현할 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류는 멈추는 날을 그저 기다렸습니다.
번개와 강풍에 의해 나무나 풀이 불타는 모습을 봤고 만질 수 없고 만져지지 않는 정체모를 붉은 존재가 흔들리며 가까이에 있는 것들을 소멸시키고 검게 만듭니다. 그 불에 탄 짐승의 맛을 보게 되고 이를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인류는 드디어 불을 간직하려고 노력합니다. 태울 것을 제공하면 사라지지 않는 신기한 존재와의 만남은 인류의 역사를 바꿔 놓았습니다. 그 시기 보츠와나 공화국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쿵족은 밤하늘에 보이는 은하수를 짐승의 등뼈라고 생각했고 "밤의 등뼈"라고 불렀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거대한 짐승의 배속에 살고 있으며 하늘은 그 짐승의 등쪽이고 은하수는 등뼈였습니다.
다른 지역에 사는 인류는 이 모든 것의 원인을 생각하고 생각하다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인류는 아직 그 어떤 것도 설명할 수 없었기에 신이라는 존재에 의지합니다. 그래서 온갖 신들이 탄생하고 그 신들은 여러 종교를 탄생시켰습니다. 원인을 헤아릴 수 없어서 의지한 신들에 의해 인류와 지구에 대한 과학적 해석은 오랫동안 가로막히게 되었습니다. 이 가림막을 제거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최초의 과학자로 알려진 탈레스는 신들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오늘날 우리가 양성자, 중성자, 전자, 쿼크로 만물을 설명하듯 물이 모든 물질의 근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대단한 사고의 전환이었습니다. 모두가 근원을 신에게 의지할 때 자연 속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고 시도한 것입니다. 탈레스의 친구였던 아낙시만드로스는 실험의 중요성을 최초로 인식한 인물이었습니다. 막대 그림자를 관측하고 기록하여 계절 변화의 시기를 정확하게 알아내었고 그리스에서 최초로 해시계와 별자리의 모양을 기록한 천구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놀라운 생각을 했는데 그것은 인간이 동물에서 발전했을 것이라는 추측입니다. 인간은 태어나서 오랜 시간동안 누구의 도움없이는 스스로 성장할 힘이 없다는 것을 보고 태어나자마자 스스로를 지키고 성장시킬 수 있는 동물로부터 진화했을 것이라는 그의 추측은 정말 놀랍습니다. 기원전 450년경 엠페도클레스 역시 예전의 지구에는 더 많은 종류의 생물들이 살았다고 가르쳤다. 현존하는 모든 종들을 보면 생존을 위해 자신들만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생존에 약한 특성을 가진 동물들은 멸종했을 것이라며 다윈과 같은 자연 선택에 따른 진화를 말했습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서 이런 사실을 알게 되다니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대학시절 존경하던 교수님께서 여러분들이 궁금해하는 모든 질문은 이미 이전 사람들이 다 해놓았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 도서관에 다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질문하고 그 해답을 도서관에서 찾아보라고 하셨는데 찰스다윈보다 2000여 년 앞서서 생명체들의 탄생과 진화, 자연선택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했다니 정말 놀랍지 않을 수 없습니다. 1750년에 은하수가 별들의 집단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토머스 라이트는 기원전 430년 경 데모크리토스가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원자의 단위를 생각했으며 사고의 힘만으로 은하수가 별들의 집합이라는 사실을 꿰뚫어 본 것에 대해 경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리스타르코스는 코페르니쿠스보다 1800년이나 앞서 지동설을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갈릴레오는 코페르니쿠스에게 태양 중심 우주관을 복귀시키고 입증한 사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역사나 철학 책을 보면 탈레스에서 데모크리토스, 아낙사고라스로 이어지는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이자 과학자들을 소크라테스 이전의 학자들이라고 짧게 소개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현대 과학과 더욱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며 놀라운 업적을 남긴 이들이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놀라운 과학적 사고가 쇠퇴하게 되는데 그 이유에 대해 칼 세이건은 노예-계급사회에서 그 원인을 찾습니다. 과학적 학문은 실험하고 증명하는 고된 작업인데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고 소수의 기득권 세력이 다수의 사람들을 노동에만 집중시키는 사회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즉 부유층과 기득권 세력에게만 고등학문의 배울 기회가 주어지는데 그들은 자신이 직접 무언가를 하는 것을 하기 싫어하고 멀리하니 못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지식 체계에 대한 도전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자연스럽게 도태되었습니다. 나름 일리가 있는 주장으로 보입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노예 사회에서 편안을 누리며 살던 인물들이었고 노예 제도의 부당함에 괴로워하기보다 오히려 억압을 정당화하는 논지를 펼쳐 전제 독재 군주의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육체와 정신의 분리를 가르쳤고 사상과 물질을 분리시켰습니다. 피타고라스와 플라톤은 자신들의 입지를 불안하게 할 소지가 있는 사실들이 유포될까봐 데모크리토스의 잭을 소각시켰으며 실험하는 것에 대해 혐오감을 심어 주었고 신비주의를 용인해 사람들의 눈과 귀를 가로 막았습니다. 이오니아적 과학 탐구 정신은 퇴보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 코페르니쿠스 등이 다시 탐구 정신을 일깨우며 고대 저술에서 영감을 얻었고 독자적으로 재조사하며 신앙과 신비의 어둠을 걷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인류는 드디어 별들에 대한 여러 질문에 그럴듯한 대답을 해줄 수 있는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이제야 별들을 향해 항해의 돛을 올릴 준비가 끝나고 한 걸음씩 걸음마를 시작했습니다. 이 가슴벅찬 인류의 행보를 칼 세이건은 멋지게 우리의 가슴 속에 담아주고 있습니다. 마치 나도 천문학자라도 된 것처럼 별을 보게 하고 우주를 상상해 보게 하는 힘이 전해집니다. 여러분도 그러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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