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첫 8강이 실현될 것인가? 크로아티아의 연속 8강 진출이 이어질 것인가? 메시, 호날두와 함께 모드리치 역시 마지막 월드컵인 이번 대회... 어떤 결과가 나올까?
경기가 시작되고 예상했던 것처럼 막상막하였다. 일본 축구의 성장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독일과 스페인을 이겼을 때는 급이 다른 실력차를 보이는 경기력 속에서 골 결정력과 수비력이 빛을 발했었다. 게다가 약체로 평가되었던 코스타리카에는 패했다. 일본이 잘 싸우기는 했지만 최정상급 실력을 갖추지는 못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16강에 올라온 팀 중 그나마 약체로 평가된 크로아티아와의 승부였기에 기대감은 더욱 컸을 것이다. 어떻게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길 수만 있다면... 그 간절함이 전해졌다.
일본이 먼저 경기의 주도권을 가지고 왔다. 선수들 한 명, 한 명의 기량이 좋아졌다는 것이 입증되는 경기였다. 절묘한 센터링, 문전쇄도, 강력한 슛팅... 일본이 정말 8강을 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잘 싸웠다. 하지만 득점을 성공하는 데에는 미치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도 지난 대회 준우승팀답게 일본에게 아찔한 순간을 선사했다. 그러고 보니 이번 대회는 우승팀 징크스도 없고 준우승팀도 이렇게 다음 라운드로 계속 진출을 하고 있다.
전반 43분 일본 열도가 괴성을 지를 골이 드디어 마에다의 발에서 터지고 만다. 정말 온 몸을 불사르고 있던 일본 선수들, 그중 가장 많은 움직임을 보였던 마에다... 그의 발에서 일본을 하늘 위로 올라가게 만드는 골이 터졌다. 일본인들은 이제 8강을 손에 쥐었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경기도 백중세에서 조금은 우세하게 펼쳤고 골까지 먼저 넣었으니... 정말 내가 봐도 일본은 이길 자격이 있는 전반전을 마쳤다. 조금 부럽기까지 했다. 한국보다 실력이 월등하게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조금, 아주 조금 앞선 느낌?
후반 들어 크로아티아는 각성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지면 바로 탈락이니... 게다가 크로아티아 입장에서 본다면 16강 전에서 질 수 없다고 판단되는 일본을 만났다. 현재 조에서 2위를 기록해서 진출했거나 전통적 강호로 손꼽히지 않은 미국, 호주, 폴란드, 세네갈... 모두 탈락했다. 크로아티아 입장에서도 일본에게 져서 8강 진출을 못한다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경기였을 것이다. 모드리치의 마지막 월드컵이 조금 더 길어지길 얼마나 바라고 원하겠는가? 그 바람이 후반전에 분출되었다. 일본과 크로아티아 서로 날카로운 공격력을 과시하며 정말 아까운 찬스를 주고받았고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완벽한 골이 되었을 슛도 주고받았다. 이렇게 재미있는 경기를 세르비아 VS 스위스 경기 이후 또 보게 되다니...
서로의 공방전이 이어지던 가운데 살짝 크로아티아의 공세가 앞서더니 페리시치가 완벽한 헤딩슛을 골로 만들었다. 수비가 공격수를 너무 자유롭게 해준 결과이기도 했지만 환상적인 코스, 강한 스피드를 실은 헤딩슛은 명품이었다. 그 한 방으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제 승부는 안갯속. 후반전까지 끝나고 말았다. 2002년 대한민국이 떠올랐다. 연장전만 몇 번을 했던가... 승부차기를 몇 번을 했던가... 그때에는 얼마나 혈투, 사투를 벌여 올라갔는지 몰랐는데 지금 보니 태극전사들 뼈를 갈아 넣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승리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당시 전 국민과 하나가 되어 없는 힘까지 나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실력으로도 잘 준비되었겠지만 그 어떤 팀보다 간절했고 그 어떤 팀보다 집중했기에 그런 결과가 나왔으리라 생각되었다.
일본은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연장전에서 결정적 찬스가 다시 나왔지만 크로아티아 골키퍼의 정말 미친 선방으로 무산되었고 왠지 일본으로서는 불길한, 크로아티아로서는 다행스러운 승부차기가 시작되었다. 느낌,,,, 뭔가 이렇게 될 것 같은 바로 그 느낌은 왜 들까? 그리고 그 느낌은 무섭도록 정확하게 미래를 맞춘다. 개인기량의 차이를 일본이 극복하지 못할 것 같았는데... 그 마지막 개인 기량을 묻는 테스트, 승부차기에서 일본은 정말 어이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금껏 기적을 썼으며 잘해왔는데 골키퍼에게 방향을 모두 읽혔다. 이게 무슨 일인가? 3명이나 막히다니... 국가대표 선수가...
역시 아직은 개인 기량까지는 세계의 높은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한 일본,,,, 물론 한국도 그렇지만... 이렇게 일본은 죽음의 조에서 조1위로 16강을 진출한 첫 월드컵으로 만족해야 했다. 만족? 글쎄... 앞으로 두 번 다시 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닐까? 조 1위라... 그리고 16강전에서도 이겼어도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였을 훌륭한 경기 내용... 박수를 보낸다. 4년 정말 고생 많았고 다음을 또 잘 준비하길 바란다. 한편으로는 참 다행이다 싶다. 속 좁은 마음이지만 8강 진출이 기적 그 이상 어렵게 느껴지는 한국보다 일본이 더 높은 곳을 향하면 배가 조금 아플 것 같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16강 전... 브라질 덕분에? 새벽 4시 골든 타임에?
대한민국의 기적같은 16강 진출과 세계 최강의 브라질 경기는 8강 4강 결승에서 만났으면 더 좋았겠지만 2002년 결승에서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는 경기가 될 것 같다. 승리를 간절히 원한다면 걱정과 부담이 커지는 상대를 만났다. 이변이나 기적이 일어나기가 어려울 것 같은 팀, 바로 브라질이 아닐까? 내심 지는 경기가 될 것 같지만 카메룬이 희망고문을 안겨줬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물론 져도 조 1위가 확정된 브라질이었기에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였겠지만 브라질을 이겼다는 것이 어디 예사로운 일인가? 그 경기를 통해 희망을 얻고 용기를 얻어 2번째 기적이 만들어지길....
긴장된 마음으로 경기가 시작되는 순간을 맞이했다. 제발.....
독일과 일본, 스페인과 일본의 경기처럼 일방적으로 반코트만 사용하는 경기 양상을 걱정했었는데 한국의 조직력이 생각보다 좋았다. 가끔 볼소 유도 오래 하고 브라질 골문을 압박하기도 하고... 정말 잘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려했던 장면이 나왔다. 7분 만에 브라질의 개인기와 예상치 못한 패스, 골 결정력이 한국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마치 프로팀이 아마추어팀에게 한 수 지도하듯 골이 계속 터졌다. 스페인이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10분마다 골을 성공시키던 장면이 연상되었다. 현실이 아니길 바라는 순간이 있다면 바로 지금... 한국의 수비는 브라질 선수들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가? 현란하게 움직이는 볼을 보다 보니 현혹되어 상대 공격수를 놓치지 일쑤였다. 그러니 브라질 선수들은 편안하게 마음 놓고 슛을 때렸다.
좋은 슛이 나올 수밖에 없었고 그런 슛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브라질 선수들은 기뻐했지만 월드컵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소소한 기쁨이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환호와 환희는 없었다. 기쁜 일 하나를 얻어 잠시 좋아하는? 반면 한국은 거의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는 기분을 느꼈다.
패배를 예상은 했지만 사실 부끄러운 스코어만큼은 아니길 바랬다. 전반에만 4:0? 이거 엄청난 사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겠지? 불명예스러운 스코어를 만든다면 16강 올라온 것이 과연 행운이 맞는 것일까? 후반전에는 제발 4골씩은 허용하지 않기를... 이제 잘 지고 싶은 생각만 들었다.
후반이 시작되고 한국은 힘을 내기 시작했다. 어벙 벙했던 선수들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 후반전을 맞이하는 것 같았다. 물론 무리하지 않고 경기를 마치고 8강을 준비하려는 브라질 선수들의 플레이가 그런 결과를 나오게 했겠지만... 어쨌든 더 이상 실점은 하지 않았고 백승호의 벼락같은 중거리슛이 76분에 터져 0 패도 벗어났다. 네이마르 등 주전들을 교체해 주는 브라질, 재밌는 건 골키퍼를 교체해 주는 이색적인 모습도 있었다. 큰 점수차에다 골을 허용할 것 같지 않은 한국이기에? 후보 골키퍼에게 경험을 시켜주기 위한 배려이었는가.
경기는 4:1로 끝이 났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 경기는 잘한 것 같다. 예전 네덜란드에게 5:0으로 크게 졌을 때 김병지 선수의 선방이 역대 최고로 나왔던 적이 있었는데 김승규 골키퍼, 오늘 4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멋진 선방과 수비 능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브라질을 상대로 압박과 패스, 날카로운 공격력을 선사했다. 열심히 경기에 임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언제 우리가 최정예 멤버 브라질을 상대해 보겠는가? 친선경기 때 브라질과 월드컵 때 브라질은 전혀 다른 팀이기 때문에 이렇게 만나 경기를 치러본 것만으로도 얼마나 영광인가? 4강 신화의 2002 월드컵 대표팀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경험을 한 것이다. 그들이 만났다면 어떤 경기를 선보였을지 무척 궁금하다.
사실 4골이 모두 브라질 선수들의 수준 높은 플레이로 인한 것이었지만 조금만 더 집중해서 선수를 마크하고 한 발 더 뛰었다면 후반전처럼 한 골도 허용하지 않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2002년 선수들이었다면 결과는 다르지 않았을까? 산소탱크 박지성, 진공청소기 김남일, 투지의 김태형, 최진철, 축구의 신 홍명보, 중원의 유비 유상철, 초롱이 이영표, 발 빠른 송종국, 집념의 이을용... 공격을 제외하고 이들이 막았다면 브라질이 오늘처럼 편안하게 골을 성공시킬 수 있었을까? 황금세대... 축구 잘하는 또래들을 만나는 것도 엄청난 행운이다. 거기에 히딩크라는 감독까지... 이런 구성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매번 최선이야 다 하겠지만 한국만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아니니 월드컵에서는 그 이상의 팀이 되어야 한다.
벤투 감독보다 선수들을 잘 알고 적재적소에 잘 기용할 사람이 없을 수도 있지만... 사실 팬의 입장으로서 아쉬움이 남는 선수 기용이었다. 16강 진출만으로도 훌륭한 결과를 낸 것이라면 최상의 선수기용이었겠지만...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그 권한은 절대적으로 감독에게 있고 우린 그를 믿어야 하니 졌다고 해서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
어렵게 16강에 진출한 하시아 팀들은 이제 모두 짐을 싸야 한다. 그래, 어렵게 올라갔다는 것 자체가 이미 16강에서 승리하기도 어렵다는 뜻 아니겠는가? 쉽게 올라온 강팀을 상대해야 한다는 뜻일 테니... 아쉽게 되었지만 이제 8강은 그야말로 빅매치가 성사되었다. 세계인들은 기뻐하리라.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와 브라질, 잉글랜드와 프랑스, 그리고 만약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붙는다면.... 그야말로 축구 대혈전, 축제 한마당이 열린다. 어느 팀이 우승할지 가늠할 수 없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 새벽을 좀 더 깨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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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의문이 든다. 전 세계가 이제는 축구의 역사들이 2~30년 이상씩 되지 않았는가? 그런데 아직도 남미, 유럽의 축구 벽은 철옹성인 것일까? 아프리카, 아시아는 왜 아직 축구의 조연 역할만 하는가? 일본은 야심 차게 브라질로 유소년을 유학 보내는 프로젝트를 얼마나 오래전에 시작했던가. 한국도....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이 어린 시절부터 유학도 보내고 자체적으로 코치진과 감독을 유럽과 남미에서 데려와 육성하고....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던가.... 그런데 아직도 프로와 아마추어 정도의 실력 차이를 보인단 말인가? 똑같이 밥 먹고 축구만 했는데...
축구 인프라? 그럼 중국과 인도를 어느 나라가 이길 수 있단 말인가?
빈곤 속에서 피어나는 꽃? 그럼 유럽 선진국들의 활약은 어찌 설명할 것인가?
축구 평준화는 마치 실현되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비슷한 키에 두 발로 뛰고 비슷한 아이큐를 가진 호모 사피엔스들이 왜 이렇게 차이를 보이는지... 그 간격이 좁혀지지 않을 것 같아 더 궁금하다. 한국이 비인기 종목 중 양궁을 계속 석권하고 있는 것은 다른 국가들이 크게 신경 쓰지 않아서이지 않을까? 물론 한국만이 가진 양궁 비법 전수도 있겠지만... 정말 한국 사람의 특별한 우월성이 발현되어서 그런가? 그렇다 하더라도 축구는 어떤 특별한 한 민족만 잘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흑인, 백인, 황인, 멕시코계, 아랍인들 등등 세계 여러 인종이 한 국가를 이루어 혼합된 한 팀을 이루지 않는가....
참 알 수 없네.... 언제까지 전통 강호들의 잔치를 지켜만 봐야 할까? 안타까운 사실은 그 매치를 즐겁게 본다는 것이다. ^^ 이 의문과 질문에 대한 해답을 누군가는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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