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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카타르월드컵(16강전): 스페인VS모로코, 포르투갈VS스위스

by onyuan 2022.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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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의 강호 스페인과 아프리카의 희망 모로코의 대결, 과연 어느 팀이 이길까? 지금까지의 16강 전은 모두 전통의 강팀들이 승리를 거뒀다. 스페인은 첫 경기에서 대승을 기록하며 막강한 저력을 과시하는 것 같았지만 일본전에서 패하는 이변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다. 결정을 짓는 대형 스트라이커의 부재가 위험요소로 떠올랐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를 잘 준비한 팀임을 조별리그에서 보여주었고 8강을 향해 전진하고 있었다. 

  경기는 스페인의 우세 속에서 펼쳐졌다.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냈고 결정적인 슛을 날렸다. 하지만 모로코의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 개인 기량이 출중했고 탄력과 스피드를 겸비한 모로코 선수들은 스페인 골문을 날카롭게 두드렸다. 스페인은 지금까지의 경기들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조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모로코가 그만큼 강한 팀이란 증거일까? 독일을 상대로도 경기를 장악하는 모습을 보여줬었고 일본에게 패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그런데 모로코는 달랐다. 거기에 보노라는 믿을 수 없는 선방을 보여준 골키퍼가 있었으니....

 

  이렇게까지 골키퍼의 중요성을 크게 느낀 월드컵이 있었나 싶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승리를 하려면 골결정력이 필수이며 탄탄한 수비 조직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축구 승리 법칙 외에 골키퍼의 활약에 따라 승리팀이 좌우됨을 확인했다. 물론 골키퍼가 중요한 포지션임을 모르는 축구팬은 없을 것이지만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최전방 공격수만큼의 활약을 보이고 팀이 승리할 수 있게 하는 골키퍼의 활약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모로코도 잘 하기는 했지만 사실 조금 더 완벽한 찬스, 위협적인 찬스, 골대를 맞히는 일 등 스페인이 우세했다. 그러나 전반을 무승부로, 후반까지 무승부?

  왜인지 모로코에게 점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는 느낌이었다. 유리한 경기를 하고도 득점을 하지 못한 스페인으로서는 더욱 조급해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연장전, 체력적인 부담까지 겹친 스페인은 다급했다. 결정적인 찬스를 모로코도 넣지 못하고 스페인도 놓치고... 사실 양팀의 수비가 잘 한 부분도 있고 골 운이 지독하게 따라주지 않기도 했지만 스트라이커, 결정해주는 스트라이커가 양 팀 모두 없는 느낌이었다. "저기서 못 넣는다고?" 이런 말이 나올 상황들이 경기 내내 서로가 있어왔기 때문이다. 이 정도라면 8강에 어느 팀이 올라가도 더 강한 팀을 어떻게 상대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까지 하게 되었다.  결국 승부차기.

  역대 승부차기 4번에서 3번을 진 경험이 있는 스페인, 그러나 선수들이 모두 다른 상황이니 예전 결과는 현재 상황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기에.... 개인기량이 조금 더 우세한 스페인의 승리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 신들린 골키퍼 한 명은 팀을 승리로 이끈다. 모로코의 골키퍼, 보노는 영웅이었다.

  스페인 선수들에게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믿을 수 없는 선방이다. 세계 최정상의 선수들이 PK를 얼마나 잘 차는지 우린 익히 알고 있지 않은가? 모로코는 열광했다. 2002년 한국이 떠올랐다. 그때 한국을 상대했던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고 스페인... 한국은 다득점 하지는 못했지만 어떻게든 연장전으로 끌고 가고 몸을 던져 수비해서 상대를 기겁하게 만들었었다. 스페인과의 승부차기.... 홍명보 선수의 마지막 슛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다. 아무리 강팀을 만나더라도 투혼을 가지고 한 발 더 뛰고 부딪히고 최고의 선수들이 자유롭게 플레이하지 못하도록 막아내면 승리할 수 있다. 모로코가 이번 대회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아시아 모든 팀이 8강으로 가지 못한 상황, 아프리카도 모두 탈락하고 모로코 한 팀이 유럽과 남미의 축제에 뛰어들었다. 그들만의 축제가 아님을 2002년 당시 대한민국처럼 모로코가 활약해주길 기대한다.

 

   16년 만에 8강을 염원하는 포르투갈, 끈끈한 수비로 전통의 강팀들을 위협하는 스위스의 경기.

  포르투갈은 한국에게 16강 진출을 선물해준 고마운 팀이다. ^^ 오늘은 어떤 경기를 펼칠지 기대되었다. 잉글랜드, 프랑스, 브라질처럼 확실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포르투갈이었기에 스위스를 상대로 승리를 쉽게 예상할 수는 없었다. 스위스는 세르비아와의 혈전에서 정말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경기가 시작되었는데 이게 무슨일인가? 호날두가 선발에서 빠졌다. 이렇다 할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과감한 결단을 한 포르투갈. 이영표 위원이 한국전에서 호날두가 뛰는 것이 우리는 더욱 좋은 상황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무슨 말이었는지 볼 수 있는 경기가 펼쳐진 것이다. 호날두는 예전의 기량을 갖추지 못했고 다른 선수들이 호날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경기를 하게 되어 호날두의 출전은 포르투갈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사실이었단 말인가?

  이영표 위원, 정말 축구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포르투갈이 이렇게 강팀이었나? 싶을 만큼 멋지고 완벽한 경기를 보여주었다. 호날두 대신 선발 출전하게 된 하무스, 책임감과 부담감이 컸겠지만 간절했을 것이다. 월드컵 무대에서 벤치에서 지켜만 보는 기분이 어떻겠는가? 기회가 왔을 때 죽을힘을 다해 자신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 바람은 현실로 드러났다. 첫 골을 멋지게 성공시켰다. 각이 없었기에 운도 따라준 골이었지만 정확하게 찼고 기막히게 들어갔다. 포르투갈은 열광했다. 호날두 대신 선발 출전해서 골을 넣은 것도 기대에 부응한 것이지만 전체적인 팀플레이가 살아나는 경기였고 이것이 더 값진 것이었다. 모든 선수들의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가 펼쳐졌고 찬스도 훨씬 부드럽게 나왔다. 호날두가 있었다면 이렇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33분 페페의 멋진 점프에 이은 헤딩슛이 완벽하게 들어갔고 다득점의 서막을 알렸다. 1:0일 때에는 스위스도 동요하지 않고 샤키리의 그림 같은 프리킥이 나오는 등 침착함을 잃지 않고 경기를 했다. 그러나 2:0이 되는 순간 스위스 선수들의 힘이 조금씩 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도 아직은 2:0, 후반 초반에 빠르게 따라간다면 경기는 아직 모른다는 희망을 가졌다. 

  후반,,, 하무스가 오늘 정말 일을 내려나보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51분에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몇 번의 좋은 찬스를 놓치기는 했지만 쐐기골을 포르투갈에 선사했다. 스위스의 선수들은 의욕을 상실했던 것일까? 4분 후 게레이루에게 다시 골을 허용. 정말 어렵게 되었다. 한국이 브라질을 상대할 때 4:0,,, 그때 기분이 이랬을까?  한국과 똑같이 4:0일 때 아칸지가 한 점 따라 잡았지만 0패를 모면해서 다행이라는 정도의 반응이 나왔다. 이후로도 스위스는 별 힘을 쓰지 못했고 아직 목마른 포르투갈은 하무스에게 해트트릭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평생에 기리 남을 월드컵 16강 전에서의 해트트릭, 한 월드컵에서 한 두명만 성공한다. 2006년처럼 나오지 않은 월드컵도 있다.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남기게 된 하무스... 정말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의 이름을 깊게 새겼다. 후반 30분 포르투갈 감독의 배려? 혹은 팬서비스? 호날두가 나왔다. 이미 경기는 기울었는데...

  호날두의 기분이 어땠을까? 마지막 월드컵 무대를 한 번이라도 더 밟을 수 있어서 기뻤을까? 아니면 자신이 빠진 경기에서 대승을 거두었기에 스스로 물러나야 하는 마음이 들었을까? 그래도 호날두를 어찌 폄하할 수 있겠는가? 누가 나이를 거스를 수 있단 말인가? 그 누가 세월을 이기는가? 세계를 호령하는 모든 사람들.... 세월 앞에 쓸쓸한 은퇴는 당연한 것이다. 포르투갈 국민들은 호날두로 인해 얼마나 오랜 세월 행복했는가? 이게 호날두도 안 되는구나가 아니라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고 당신으로 인해 행복했음을 고마워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나의 판단으로는 하무스는 오늘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멋진 결과를 만들어냈지만 호날두의 실력을 뛰어넘을 선수로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팀원들과 실력 차이가 크게 앞서지 않기 때문에 서로 돕는 유기적인 플레이가 조직력을 극대화시키는 효과를 만들어낸 것 같다. 

  호날두가 벤치를 지키더라도 그의 마지막 월드컵, 한 경기라도 더 보길 바란다. 메시, 모드리치도...

 

  또한 정말 고무적인 것은 사실 이제부터가 정말 월드컵의 진검승부인데 이렇게 좋은 경기력과 골결정력을 보여주다니... 8강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게디가 포르투갈의 8강 상대는 모로코... 그나마 8강에서는 약체로 평가할 수 있는 팀을 만나게 되니 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 운까지 따라주는 포르투갈...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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