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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 리뷰

코스모스(1) - 칼 세이건

by onyuan 2022.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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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코스모스 하면 우리는 꽃을 떠올린다. 우리의 눈으로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것이 꽃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또 하나의 코스모스를 본다. 하늘, 그 너머에 질서와 조화를 지니고 있는 우주. 그렇다 코스모스의 두 번째 의미는 우주이다.

 

  여러분은 우주를 얼마나 생각하며 살고 계신가요? 낮에는 푸른 하늘과 구름에 가려 우주를 생각하지 못하고 밤에는 어둠에 가려 우주를 생각하지 못하죠? 그리고 밝게 빛나는 달에 시선을 빼앗겨 우주까지는 생각하지 못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물리적인 시야의 한계보다 사실은 일상의 바쁨과 인생의 여러 일들로 인해 우주는 커녕 하늘도 제대로 보지 못하며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값진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잊고 사는 우주를 아주 수려한 문장으로 소개해 주니 이 책을 읽는 동안 만큼은 잠시 지구를 벗어나 우주에 흠뻑 빠질 수 있게 됩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1980년에 나온 책입니다. 제가 읽는 이 책은 2006년 칼 세이건이 하늘나라로 간 지 10주기 때 특별판으로 나온 도서이구요. 그래서 과학적인 여러 내용들은 과거의 기술적 한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칼 세이건의 친절하고 아름다운 표현들로 우주를 소개해 주고 있으며 우주를 향한 인간의 발자취, 즉 역사를 담아두었기에 여전히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1970년 대 학생으로 돌아가 책을 읽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 그 시절 학생의 마음으로 책을 읽는다면 독서를 하는 동안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자, 그럼 이제 첫 페이지를 넘겨볼까요? 코넬 대학교에서 강의하던 모습과 마주하게 되는데 사진 위에 시계가 함께 찍혀 있습니다. 잠시 그 시간으로 돌아가 코넬 대학교 강의실 의자에 앉아보는 상상을 해봅니다. 학생들에게 열정을 다해 우주를 소개하는 칼 세이건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칼 세이건은 우주를 바라보는 것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코스모스(우주)를 눈으로 보고 있노라면 깊은 울림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나는 등골이 오싹해지고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며 아득히 높은 데서 어렴풋한 기억의 심연으로 떨어지는 듯한 아주 묘한 느낌에 사로잡히고 만다. 미지의 세계 중 최고의 미지와 마주하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게 되는 당연한 반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칼 세이건이 전율을 느낄 만큼 아름답고 신비로운 우주에 대한 호기심은 인간이라면 모두가 가지게 되는 지적 본능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마주할 일이 없어서 관심이 없었을 뿐. 누구나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우주가 가지고 있는 신비로움에 대한 경외심이 있을 것입니다. 칼 세이건은 호기심 많은 인간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지극히 하찮아서 자질구레하기까지 하지만 아직 젊고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으로 충만하며 용기 또한 대단해서 인류는 틀림없이 특별한 생물 종이다."

 이 특별한 생명체가 우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제 그 호기심들을 확인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망원경을 발명하여 두 눈으로 직접 보고 그것으로는 부족함을 느껴 지구를 떠나 직접 경험하려는 시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미약한 발걸음이지만 달을 넘어 또 다른 행성으로의 발걸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위대한 탐험이 시작된 것이죠. 

  우주는 얼마나 클까요? 인간의 두뇌로 그 크기를 가늠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느끼는 정도가 최대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칼 세이건은 우주의 크기를 빛을 이용한 거리 단위를 사용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빛은 1초에 18만 6000마일(30만km)로 지구를 7바퀴를 돕니다. 단 1초에 말입니다. 1년이면 10조km, 천문학에서는 이를 1광년이라고 부르는데 우주는 이 정도 단위를 사용해도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넓은 우주를 아름답게 수놓고 있는 은하, 우주를 관측하면 바다 물결 위의 흰 거품처럼 희미하고 가냘픈 덩굴손 모양의 빛줄기가 암흑을 배경으로 떠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은하입니다. 은하는 기체와 티끌, 그리고 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수십억 개의 별들이 무더기로 모여 은하를 이루는데 그야말로 우주는 예술품 그 자체입니다. 이런 은하가 우주에는 10의 11승 이상 존하며 각 은하마다 1000억 개 이상의 별(항성:스스로 빛을 내는)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또 별은 태양처럼 행성들을 거느리고 있으니 우주의 별과 행성의 숫자는 정말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들 중에서 태양처럼 홀로 여러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 경우보다 도안성과 함께 서로 상대방 주위를 도는 쌍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칼 세이건은 이런 항성들의 모습에 감탄합니다. 그래서 인간이 지구만을 알고 살아가고 사라진다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라고 탄식하였습니다. 또한 이렇게 우주를 관측하고 머리로 상상하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영광인지 모릅니다. 물론 우주 그 밖을 알게 되는 날이 온다면 지금의 우리 역시 아주 좁은 시야를 경험한 것이 되겠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최선의 노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칼 세이건은 1장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우주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 그리고 그 방대한 규모를 어떻게든 독자들에게 잘 전달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그의 노력이 글을 통해 그대로 전해집니다. 끝없는 우주의 소개가 있은 후 시야를 좁혀서 태양계를 들여다 봅니다. 명왕성은 메탄 얼음으로 덮여 있는 행성으로 카론이라는 대형 위성을 하나 거느리고 있으며 해왕성, 천왕성, 토성, 목성은 거대한 기체 덩어리들입니다. 태양계의 행성을 소개할 때 1930년 천문학자 톰보에 의해 발견되어 9번째 행성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가 2006년 왜행성으로 분류된 명왕성을 당시에는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당시로서는 그것이 당연한 것이었고 지금 우리가 확신하는 많은 것들도 미래에는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있을테니 충분히 이해하며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칼 세이건은 특히 토성을 태양계의 보석이라고 말하였고 화성에는 아주 단순한 생물이 존재할 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밝혔습니다. 그가 백혈병으로 1996년 세상을 떠나지 않고 현재까지 생존했더라면 화성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얻었을텐데...   

  그렇게 우주에서 은하로 은하에서 태양계로... 이제 푸른 별, 아니 청백색의 별로 표현한 지구로 돌아옵니다. 푸른 질소의 하늘이 있고 파란 바다가 있으며 숲과 들판이 있는 지구를 활력의 세계로 표현합니다. 그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한 에라토스테네스, 그림자가 생기는 단순하고 일반적인 현상으로 엄청난 비밀을 밝혀낸 과학자를 칼 세이건은 칭송합니다. 또한 지구의 둘레를 정확하게 추정한 에라토스테네스는 진정 당대 천재였음을 강조합니다. 2200여 년 전에 실험을 통해 증명해 낸 사람, 실로 그의 사고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안다는 것은 사람에게 기쁨이자 생존의 힘이 되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상상하고 증명하며 발전을 이룩해 가는 것 같습니다. 

 칼 세이건은 고대 알렉산더 대왕의 행적과 당시 바다를 두려워 하지 않은 용기에 대해 제법 많은 양의 페이지를 할애하여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우주를 소개한 만큼 인간이 역사적으로 우주와 지구를 어떻게 인식해 왔는지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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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는 우주가 내놓은 가장 눈부신 변환의 결과물이며 그 인류가 우주를 알아가고자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그리고 인류는 코스모스에서 나와서 코스모스를 알고자 하며 어쩌면 변화시키고자 태어난 존재이다.라며 첫 장을 마무리합니다. 과연 인류는 그런 존재인가? 아니 그럴 수 있는 존재일까? 인간이 지닌 한계는 우주를 극복하기에는 초라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데 인간은 무한한 꿈을 꿉니다. 주어진 생명 연장이 아주 더디지만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냉동인간이나 복제, 혹은 순간이동, 타임머신, 웜홀 등 지금은 상상의 일들이 1000년 후, 10000년 후 실현되어 우주를 여행하게 될까요? 그 꿈같은 일이 현실이 된다면 다시 한 번 태어나고 싶고 영원히 살아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문명을 이루기 시작한지 수 천 년 만에 하늘을 날고 우주로 나아가지 않았는가. 태양계를 벗어날 순간이 언젠가는 올 것이며 우주로 나아갈 날이 정말 올 것입니다. 인간은 그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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