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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카타르 월드컵(4일째): 모로코 VS 크로아티아, 독일 VS 일본, 스페인 VS 코스타리카, 벨기에 VS 캐나다

by onyuan 2022.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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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로코와 크로아티아의 경기는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하는 것 같지만 모드리치를 좋아하는 축구팬이라면 기대하며 경기를 시청했을 것이다. 전반은 모로코가 더 날카로운 패스와 슛팅이 이어졌다. 그러다 전반 마지막 45분 문전 쇄도하며 때린 슛이 골키퍼에 막혔고 혼전상황 뒤 흘러나온 볼을 모드리치가 기다렸다는 듯 강력한 중거리 슛을 때렸는데 정말 아깝게 살짝 뜨고 말았다. 대포알 슛이었는데...

 그리고 후반 들어서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적응을 했는지 조금씩 경기력이 살아나며 약간 우세한 경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두 팀의 실력이 워낙 비슷해서 서로 박빙의 경기를 펼쳤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경기는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양팀 모두 골결정력의 아쉬움을 보였으며 이점을 잘 보완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0 : 0 무승부

 

 

  독일과 일본의 경기는 무슨 말부터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축구이기에 이런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축구 경기는 누가 더 축구를 잘 하느냐를 겨루는 것이 아닌가? 축구를 어느 팀이 잘 하느냐라고 묻는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독일이라고 하겠다. 6:4, 6.5:3.5, 그래 7:3까지도 허용하겠다. 뭐 이정도 양팀의 주도권이 있으면서 열세였던 팀이 승리했다고 하면 납득을 하겠다. 그런데 이번 경기는 독일의 압도적인 공세였다. 일본은 수비에 치중해 있다가 역습을 노리는 전략을 가지고 왔다. 전략이 그러했기에 독일의 일방적인 공격이 있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패스 능력이나 공을 다루는 실력, 체격, 창의적인 공간침투와 슛팅 수... 프로 팀이 아마추어 팀을 상대하는 실력차이를 보인 경기였다. 한국이 독일을 이겼을 때 이 정도로 밀리거나 일방적인 경기는 아니지 않았었나?

  전반 독일의 파상공세가 이어졌고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었다. 독일 선수들의 피지컬과 패스 강도, 정확도, 창의적인 플레이, 개인기. 유기적인 공의 흐름 등 그 어느 팀에서도 볼 수 없었던 수준을 선보였다. 경기를 보는 동안 축구를 해봤고 좋아하고 나름 동네축구에서는 스트라이커였던 본인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었다. 독일이 우승할 때에도 그랬지만 어떻게 저렇게 잘 하지? 하는 의문을 가지며 보게 될 정도였다. 그러나 번번히 골운도 따르지 않았고 상대 밀집수비를 제대로 깨지 못했다. 맘 먹고 수비만 하는 팀을 공격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PK 하나를 얻어 귄도안이 쉽게 넣어 1:0으로 이기며 경기를 진행 했지만 내심 불편한 마음이 계속 들었다. 그러나 답답한 경기였지 일본이 역전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축구 실력 차이가 너무 많이 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후반전이 되었다. 일본 감독은 일찍 선수 교체를 단행했고 그 부분이 적중했는지 전반전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공격루트의 다양성을 찾지 못한 독일은 추가 득점에 계속 실패했고 일본의 역습을 허용했다. 게다가 일본 골키퍼가 신들린 선방을 하고 있었다. 내가 독일 선수였더라도 어이가 없었을 것이다. 잘 찬 슛을 모두 선방했고 골문 앞에서 파상공세를 펼치며 연속으로 슛을 쏘는데 정말 정신없이 날아다니며 막아냈다. 골대마저도 일본 편이었다. 나 역시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경기가 있었는데 결정적인 슛팅이 골이 되지 않자 우리 팀 모두가 어안이 벙벙해 있었고 상대의 다음 공격에 맥없이 골을 내줘서 졌었다. 수많은 경기 중 그 경기가 가장 마음 아팠는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독일이 바로 그랬을까? 정말 이렇게 안 들어갈 수가 있나 싶었을 후반 30분 노이어가 막아낸 공이 일본 도안에게 정확히 배달되었고 골이 터졌다. 1:1.

  독일은 놀랐고 일본은 환호했다.

  이후 독일도 선수 2명을 교체하며 승부를 던졌지만 교체 선수들의 활약은 미비했고 아까운 찬스들은 많았지만 역시 골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다 다시 역습 한 방이 터졌다. 빠른 발을 가진 아사노가 단독 역습에서 그냥 슛팅까지는 하려는 의도로 때린 슛이었다. 왜냐하면 사이드로 침투했고 노이어와 골대 사이의 간격이 좁혀져 골각이 전혀 나오지 않은 사이드에서 그냥 때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노이어에게도 맞지 않고 골대에도 맞지 않으며 절묘하게 그 공간을 파고 들어 골인이 되고 말았다. 운이 따르려니... 독일은 훨씬 좋은 찬스에서 그토록 두드려도 이렇게 안 들어가고 저렇게 안 들어갔는데... 

 

  사우디 다음으로 아시아팀이 강호를 이긴 이변의 경기였지만 사우디와는 조금 달랐다. 사우디도 아르헨티나의 공세에 밀리긴 했지만 실력차이가 독일과 일본에서 느낀 정도는 아니었다. 독일이 기사회생하게 될 지 이대로 16강 탈락을 할 지 모르겠지만 저 실력이 16강을 가지 못한다면 축구팬으로서 아쉬울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일본은 16강 진출에 한 걸음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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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담이지만 조원희 해설위원이 조심스럽게 일본의 2:1 승리를 예측했다는데 어쨌든 맞추게 되었다. 그리고 독일이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한 후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해서 독일인들에게 비난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독일 수비수(Rudiger)가 일본 선수를 농락하는 듯한 뜀뛰기를 선보였는데 그것에 대한 벌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같은 축구선수에 대한 존중과 배려없이 우스꽝스러운 동작을 하다니... 본의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그 점은 반드시 반성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월한 종이 어디있는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에도 추풍낙엽이 되어 버리는 인간이... 지구의 다른 생명체들의 도움없이는 한 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인간 아닌가... 그런 인간 사이에 또 무슨 우월감을 가지는가...

 

 

  스페인대 코스타리카의 경기가 이렇게 끝날 줄이야. 4일 째 경기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이래서 축구가 재미있고 지구를 열광시키나보다.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스페인, 아직은 노장이 주축이라 우승후보로까지는 많이 선택받지 못했던 팀인데 7:0? 물론 축구는 상대적인 경기이기 때문에 또 다른 경기를 봐야 알겠지만 코스타리카만큼은 확실하게 제압해 버렸다. 축구 천재로 불리며 스페인의 기대주 가비 선수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10분 마다 터지는 골은 정말 놀라웠다. 스페인 사람들은 아주 즐겁게 시청했으리라. 그런데 스페인의 골 장면들 하나하나가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논스톱으로 정확하게 차 골로 만드는 그들의 슛팅을 한국도 꼭 본받기를 바란다. 매번 붕~ 뜨거나 유효슈팅이 잘 나오지 않거나 골키퍼 정면이거나... 아깝다는 말보다 스페인처럼 골로 그동안의 훈련 결과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슨 훈련을 어떻게 하길래 저렇게 정확한 슛을 하는지.... 그야말로 차는대로 골인이... 웃음이 나오는 경기였다.

  앞으로 스페인 경기를 더욱 주목해서 볼 것 같다.

 

 

 

  당당히 피파랭킹 2위. 황금세대가 팀을 이끌고 있는 벨기에. 유명인들에게 많이 거론되지는 않고 있지만 우승후보임에는 틀림없는 팀이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캐나다가 벨기에를 몰아붙였다. 캐나다가 이렇게까지 잘한다고? 결정적인 찬스를 계속 만들어내며 경기를 주도했다. 피파랭킹이 뒤바뀐 것처럼...

  그러나 결정적인 한 방이 벨기에는 있었고 캐나다에는 없었다. 우세한 경기는 아무 소용없는 축구아니던가.

  PK찬스를 먼저 얻은 것은 캐나다였다. 그러나 벨기에에는 최고의 골키퍼 크루터가 있었다. 그냥 다 막는다는 말이 어울리는 경기를 선보였다. 그냥 막아냈다. 여타 다른 슛들도.... 그리고 벨기에는 한 번의 찬스를 골로 연결하는 팀이었다. 바추아이... 전반 44분 수비수와 경합을 벌이며 골대로 쇄도하며 슛.... 골인...

   이것이 피파랭킹 2위를 만든 힘인가? 벨기에의 다음 경기도 관심있게 지켜봐야겠다. 한 번도 우승해보지 못한 팀이 우승하길 바라는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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