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

고 이옥선 할머니 평안하세요.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 10)

by onyuan 2022. 12. 28.
반응형

부디 평안하시길 바랄 뿐입니다.

1928년 대구에서 태어나 겨우 14세의 나이에 취업을 시켜주겠다는 말에 속아서 중국 만주 해성으로 끌려가신 할머니.

3년 후 중국인들에게 해방소식을 접하고 어렵게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고향의 품은 그를 안아주지 못했다. 누구에게도 일본에게 당한 만행을 차마 말할 수 없었고 할머니가 의지할 곳이 없었다. 죽을 고비를 넘겨 돌아온 조국, 그러나 위안부 피해자분들은 죽은 듯 살아야했다. 결국 고향을 떠나 낯선 속리산에서 약초 행상을 하시며 사셨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니시지 않았을까?

 

   이후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에 힘을 얻어 1993년 한국 정부에 피해사실을 알리시고 과거사 증언과 손해배상청구 소송등의 활동을 하시다가 22년 12월 27일 눈을 감으셨다.

 

꽃잎 한 송이, 한 송이가 떨어진다.

추운 겨울이지만 온 힘을 다해 마지막까지 견디다가

하얀 눈 위로 떨어진다.

그 꽃잎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나의 마음은 무슨 이유로 

이리로 아린가.

 

힘없이 나라를 일본에 넘긴 조선, 대한제국...

나라를 등진 이들이 이 나라에서 더욱 잘 사는 대한민국...

일본에게 똑같이 뒤갚아주지는 못해도 

피해에 대한 보상도 제대로 요구하지도, 받아내지도 못하는 대한민국...

그리고 나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다.

그래서 더욱 슬프다.

 

슬픔과 아쉬움과 억울함과 죄송함이 뒤섞여 

나의 새벽을 깨운다.

 

 

 

이제 열 분 남으셨다.  역사의 산증인... 

이 분들이 살아계실 만큼 얼마되지 않은 역사이다.

그러나 우리는 수백년 전의 일이었던 것처럼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전쟁은 인간의 인간다운 부분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저 살인을 일삼는 무기,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 그리고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로 만들어 버린다.

 

세계를 영토확장의 무대로 삼았던 강대국들...

그들 틈에서 함께 침략을 시도한 일본...

 

침략을 당한 모든 국가와 민족들은 그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유독 잔인했던 두 나라, 독일과 일본...

유대인을 사람 취급하지 않은 독일,

조선, 중국, 동남아시아... 자신들이 점령한 모든 나라 사람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은 일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슬픈 감정을 느껴볼 겨를도 참혹한 삶을 경험했을까?

 

집이 초토화되고 대가 끊어지다시피 해서 어린 시절 흘러 들었던 이야기...

나의 할아버지는 사할린인가로 끌려가 강제노역을 당하셨고 만주로 어디로 다니셨다가 해방후 돌아오셨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1989년 위암으로 돌아가셨다. 

나의 할머니는 6.25 피난길에 북한군의 포탄인지 미군의 폭격인지 확인할 수 없는 사건이 터져 자녀 셋을 그 자리에서 잃으시고 가장 가까이 있었던 나의 아버지를 끌어안으셨는데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으셨다고 한다. 이때 다치신 오른 팔은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2000년 돌아가셨다.

 

이와 같은 삶을 조선인, 대한제국인, 대한민국인... 얼마나 많은 일반 국민들이 살아야 했는가?

일본에게 피해를 당한 분들과 그들을 돕는 단체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외쳐야 하는가?

반성없는 일본 정부... 세상은 악한 사람들이 더 잘 사는 일들이 허다하니 하늘이 내리는 벌을 기대하기는 어리석은 것 같다. 그렇다고 한국이 언젠가 일본 만행의 대한 복수나 충분한 보상을 받아내겠는가?

임진왜란을 겪고.... 복수는 못할지언정 정유재란을 겪고... 또 그렇게 살다가 일본에 나라를 36년 간 잃었다.

이에 대해 뒤갚아줄 미래가 있겠는가?

또 비슷한 일을 겪지나 않으면 다행아닐까? 

 

한 분의 장례식이지만 우리 모두의 장례식이며

일본 정부, 한국 정부, 그 누구에게도 위로와 사과를 받지 못한 채 참혹한 삶을 살아야했던 우리의 부모님들의 장례식이다.

 

부디 잊지 말자. 그것 말고는 할 게 없으면 그거라도 하자.

잊지 않는 것은 할 수 있지 않는가...

 

이옥선 할머니.

사후세계, 다음 생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지만 부디 평안하길 바랍니다. 

할머니, 지켜드리지 못해서... 도와드리지 못해서 ...고개속여 죄송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