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추가 논문을 읽기 전까지는 고대 일본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그저 왜 나라, 백제의 왕자를 신으로 모신 나라, 백제가 신라와 당나라의 협공을 당할 때 일본의 군대가 백제를 도와 전쟁을 했다는 정도, 백제의 왕이 일본의 왕에게 칠지도를 하사한 이야기, 뭐 이 정도였다.
일본에 정착해서 살아온 이들이 한반도를 거쳐 정착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 수없이 많은 약탈과 임진왜란, 정유재란, 일제강점기 등의 아픈 역사로 인해 전혀 다른 별개의 민족이라고 생각했고 좋은 마음이 생길수 없기에 그래야만 했다. 게다가 '쪽바리', 일본의 작은 체구를 가리켜했던 말도 있었기에 섬나라의 야만족이라고만 여겼었다. 그저 가깝지만 먼 나라였다. 그러나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추가 논문은 일본인들이 누구이며 어디에서부터 건너온 사람들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해 주었다. 그는 모든 대륙에 인류가 어떻게 전파되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기에 일본에도 관심을 가진 것 같다.
일본인들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들이 존재한다. 우선 일본인들은 아무래도 자신들만의 특별함을 믿고 싶고 간직하고 싶기에 빙하기 시절 유라시아로부터 유입된 사람들이 빙하기 이후 독립적으로 진화해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다른 이론은 중앙아시아의 유목민족이 한반도에 일부 정착해 진한 - 신라를 세우고 일부가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것이다. 세 번째 이론은 가장 일반적인 이론인데 한반도에서 이주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끝으로 빙하기 시대에 건너간 조몬인들과 아이누인들을 한반도 사람들이 교체하고 혼합하여 지금의 일본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역사적인 증거나 자료가 너무나 부족해서 어느 것이 정확한 주장인지는 알 수 없으며 일본에서 가장 중요한 고고학적 유적 158개의 고분군이 있는데 왕실의 신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발굴을 금지하고 있다. 발굴했을 때 득 보다 실이 클 가능성 때문에 안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일본 고고학계가 냉철한 연구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과거에 대한 진실이 일본인들의 현재와 미래에 큰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문화를 누가 전달한 것이며 누가 문화적으로 우월했는지에 대한 해답이 일본에 해가 되는 것을 막고 싶을 것이다.
일본은 백제왕이 하사한 칠지도를 자신들에게 백제가 바친 것이라고 주장하며 한반도의 남쪽을 점령했다는 임나일본설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가야와 일본을 한 국가였을 가능성을 제기하였고 신라와의 전투에 일본군이 동원된 근거를 제시한다. 일본서기에 가야계 왕으로 추정되는 흠명천왕이 가야의 멸망을 막고 다시 가야를 일으켜 세우라고 명령한 내용도 나온다. 상고시대부터 많은 변한, 가야인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성읍 국가를 건설했으며 한 국가로 여겼다는 여러 정황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유독 일본은 신라를 많이 공격했는데 중앙아시아에서 내려온 이민족이라는 적개심이 작용했다고 보기도 한다. 그래서 가야의 멸망 이후 가까운 신라보다 백제와 관계가 좋았고 가야를 멸망시킨 신라와는 좋은 관계를 가지지 않았다. 백제가 멸망한 후에도 많은 수의 백제인들이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빙하기 시대에 이주한 이들이 오랫동안 고립된 채 일본 땅에서 독립적으로 성장했고 그 결과 이후에 건너간 가야, 백제인들이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보이며 교체까지는 하지 못했고 앞선 문물을 통해 국가 형태의 조직을 세운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게다가 이미 가야와 한 국가였으며 백제를 자신들보다 높게 생각해서 전쟁보다는 환대하는 일본인들을 죽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힘을 모아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 나가는 관계가 형성되어 서로 혼합되어 지금에 이르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들이 일본인과 한국인을 명확하게 분류하지 못할 정도로 유사한 부분이 많다. 개인적인 경험인데 프랑스 파리를 여행했을 때 한 프랑스인이 나에게 "니뽄'이라고 불렀었다.
그렇다면 빙하기 시대가 끝나고 일본은 어떻게 독립적으로 토기를 개발해 사용한 몇 안 되는 지역이 되었을까? 일본의 토기는 비옥한 초승달지역보다 1000년이나 오래된 것으로 세계 최초였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일본과 유사하게 대륙에서 살짝 떨어져 있는 섬나라가 영국인데 영국은 유럽과의 거리가 35.4km밖에 되지 않아 네 번이나 침략을 당했다. 이에 반해 일본은 한반도와 177km나 떨어져 있고 러시아와도 290km가 떨어져 있어서 외침을 단 한 번도 겪지 않았다. 여기에 기후가 식량 생산에 알맞아 인구도 급속히 성장했다. 숲은 울창해져 먹을 것을 많이 제공했으며 농업도 잘 되고 넓은 태평양을 통해 얻는 수산물들은 일본인들에게 풍요를 선사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고립과 기후가 일본의 독특한 문명과 문화를 형성하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고립은 성장과 발전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서 놀랍도록 앞선 토기의 사용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서 본격적으로 이주를 시작한 A.D 300~500년에 일본인들은 자신들보다 키도 크고 앞선 문물을 가지고 온 한반도인들을 신으로 여기기도 하고 왕으로 모시기도 했다. 조몬인들은 키가 작고 다리가 짧고 북쪽 아누이인들은 조몬인들과 전혀 다른 모습을 지녔으며 한반도인들이 신체적으로도, 문명기술과 문화적 우세했다.
이후 일본은 무수한 전쟁과 교류를 통해 외부의 침략없이 일본 국토 안에서 뒤섞여 살아왔으며 조몬인, 한반도인, 소수의 아이누인의 혼합인이다. 한반도인들은 일본의 침략에 의해 악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형제의 핏줄을 가진 나라인 것이다. 형제가 원수가 되기도 하지만 과거의 역사를 제대로 연구해서 훗날 가야와 일본, 백제와 일본의 관계를 회복했으면 좋겠다. 일본이 역사를 감추고 숨기고 왜곡하는 일이 없이 진실하게 역사를 바라보고 연구하고 가르쳐야 가능해질 것 같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덕분에 나 역시 일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고 일본이 스스로 과거의 역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가 가야, 백제처럼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여 다시 한 번 우리 앞에 굴복하도록 만들어야 일본이 진실을 수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인 소망이지만 하루속히 통일이 되어 북한의 잠재력과 남한의 잠재력이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는 날이 속히 오길 간절히 바란다. 남한만으로도 이 정도까지 성장했는데 북한과 힘을 합친다면 정말 강대국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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